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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박쥐

숲뱃 // 판타지. 본문

중편

숲뱃 // 판타지.

외계인과박쥐 2017. 5. 4. 14:41

엄청난 캐붕을 조심하세요.


BY. 이름은 비워둘 수 없습니다.


1. 마왕.

늘 구역 다툼으로 전쟁만 있던 마계에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여겨지던 단어, 평화가 찾아왔다. 동서남북으로 갈라진 구역을 하나로 묶어버리고 그 구역 정가운데에 성을 세워버린 마왕으로 부터 얻어낸 결과였다. 마왕은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으며 명령을 내리지도 않았다. 그저 말로 설득했고 설득 되지 않으면 죽여버렸을 뿐이다. 저항하는 마족에게 상처하나 없이 나뭇가지 부러트리듯 간단히 죽음을 선물하는 모습에 절반은 두려움에 떨어서 승복했고 절반은 강함에 반해 승낙했다. 유래 없는 평화가 200년 가까이 유지되고 있었다.

클락켄트. 조용히 낮잠 자고 싶어서 이 상황을 만든 마계의 마왕이었다.

+

"클락!"
"? 베리, 일찍 왔네?"

회색의 구름이 뭉쳐지다 나타난 북쪽의 주인 베리의 등장에 클락이 반색을 하며 맞이했다. 마계를 통일하자 급작스럽게 찾아온 무료함과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 외로웠던 클락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준 친우였다. 한번의 손짓으로 배리에게 아주 진한 피를 한잔 대접하곤 제몸을 둥둥띄어 장소를 옮긴다.

"내 성은 심심하기도 하고, 오늘이 정기 회의 날이잖아. 겸사겸사지."
"모여봤자 별거 없는 회의인데 뭐."

서쪽의 마녀가 제안한 의제였다. 마계 전 구역을 통치하기로 했으면 각 구역의 주인을 불러 보고를 받고 관리해야 한다고 해서 마지못해 하는, 그래도 제법 많은 종족의 주인들은 꾸준한 출석률을 보이며 참여하고 있었다. 단 한 종족만 빼고.

"으음... 몽마쪽은 아직도 소식이 없네."
"? 클락, 아직도 연락하고 있어? 브루스는 포기하라니까."

마계를 통일할 때도, 그리고 통일이 되고 나서도 단 한번을 보지 못한 몽마의 왕이었다. 베리와는 친한 모양인지 종종 베리에게 그가 어떤 왕인지 듣고는 있지만 궁금증만 자극할 뿐,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꾸준히 정규 회의 때 참석하라고 연락하는 방법 밖에는.

"그래도, 내가 마계전체 모든 종족들 얼굴을 봤거든? 그 자만 못 보니까 좀이 쑤셔야 말이지."
"브루스 얼굴은 나도 많이 못 봤어. 마계에서도 브루스 얼굴 본 녀석은 거의 없을걸?"

마계에는 이런 소문이 돌고 있었다.
'몽마의 왕. 브루스 웨인의 얼굴을 보지 말아라. 그의 얼굴을 본 순간 풀 수 없는 족쇄가 너를 잠식 시킨다.'
클락은 처음 이 전설 같은 글귀를 보고 콧방귀를 뀌었다. 서큐버스가 정신을 파고들어 성욕을 자극해 정기를 빼앗는 종족이니 인간들 사이에선 신빙성 있는 말이라 생각했지만 같은 마력을 쓰는 마계에서 이 소문이 떠돌고 있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의구심이 드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 마계 전쟁 때에도 모든 종족이 동쪽 몽마의 왕 구역만큼은 건들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과거 클락이 협정서를 가지고 갔을 때 광이 난다고 느껴질 정도의 깨끗한 성과 깔끔한 정원이 생각났다. 그리고 협정서 에 몽마의 왕이 아닌 그의 집사가 대신 서명하는 것까지.

'..몽마의 왕이 직접 오지 않는 건가.'
'그분은 밖에서 벌어지는 것엔 하등 관심이 없으십니다.'
'그래도 마왕인 내가 직접 왔는데,'

탐탁해 하지 않는 클락의 시선에도 고개를 숙일 줄 모르는 집사는 클락과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사인했으니 가주시죠 마왕님. 그리고 영원히 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대쪽 같은 내쫒음에 클락은 제가 근엄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잊고 순순히 물러나 마왕성으로 돌아온 전적이 끊임없이 연락을 넣게만들었다. 베리에게 물어도 봤지만 소문은 마력이 어느정도 약한 종족에게는 사실이라고 말할 뿐 클락에게는 효력이 없을 거라며 그 왕의 모습을 알려주지 않았다.

"너도 많이 못 봤다고? 야박하네."
"브루스는 모습보이는걸 싫어하거든. 흐음, 그러고 보니 브루스 보러 간지도 오래네, 회의 끝나면 가야지"
"오늘은 여기서 볼 수 있을 거야."
"응?"
"꼭 오게 만들었으니까."
"...대박이다. 클락. 그렇게 브루스를 보고 싶었어?"
"악착같이 숨기니까. 그 대단한 얼굴 한번 보고 싶어서."

하지만 그날 회의 장소에는 몽마의 왕이 앉아야 할 의자 뒤에 꼿꼿이 선 집사가 참석했다. 그에 베리는 숨죽여 웃었고 클락의 얼굴을 구겨졌다. 영문을 모르는 타 종족의 왕들은 의아해 할뿐이었다.

"알프레드. 오늘 놀러 가도 되요?"
"네 베리님. 주인님께서 반겨주실 겁니다."
"흠흠~ 클락, 어서 회의 끝내자. 나 놀러가게."

"......몽마의 왕은 내 말이 귓등으로도 안들리나 보군?"
"에... 클락?"

참고 있던 화가 결국 터지려고 하는지 회의장이 클락의 기운에 극심히 흔들렸다. 베리마저 당황해 하고 있었지만 그의 집사는 여전히 태연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참석하지 않으면 주인님의 주변을 모두 소멸시킬 거라는 전서에 대해 말씀하시는 거라면 유감입니다."
"유감?"
"네. 주인님께서는 마왕님의 인장을 보자마자 내용도 읽지 않고 태워버리셨기 때문입니다."

"클락! 너 그런 협박을 했었어???!"

놀라 소리지르는 베리를 무시하고 클락이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다른 자들은 회의장소에서 벗어나있었다.

"자네는 내용을 알고 있군."
"주인님께 가는 모든 것은 저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클락과 알프레드 사이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베리를 모른척하고 클락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사라져 버렸다.

"내 명령은 그 몽마보다 우위에 있지. 알프레드 페니워스. 그대는 이성에서 한발자국도 나서지 말아라. 명령이다."

클락이 향하는 방향은 몽마의 왕, 브루스 웨인이 거주하는 동쪽이었다.

"...알프레드 어쩌죠?"
"주인님의 미인계가 먹혀 들길 바래야겠죠."

태평한 알프레드의 말에 베리의 얼굴이 절레절레 흔들렸다.


2. 몽마의 왕.

알프레드가 없다. 잠시 외출하겠다는 말만 하고 훌쩍 사라진 제 집사에 브루스는 고개가 살짝 기울어졌다. 어디로 가는지, 언제 돌아오는지 보고 하지 않고 나간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오늘 밤에는 돌아오겠지란 마음으로 좀더 침대 위를 차지할 마음으로 늘어졌다. 오늘 하루는 제 얼굴과 몸을 가리는 복식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허리깨까지 오는 새까만 흑발, 긴 속눈썹과 그 아래에 보이는 시리고 푸른 눈동자, 오뚝한 콧날에 촉촉한 핑크 빛 입술, 균형 잡힌 몸매에 강해 보이는 근육, 가느다란 손가락. 무엇 하나 빠지지 않은 아름다움을 집결시킨 모습의 브루스 웨인은 새하얀 침대 시트를 웅켜 잡으며 제 나신의 몸을 웅크렸다. 활짝 열린 창 밖에서 향기로운 꽃 내음에 미소가 번진다.

브루스는 마계에서 본인의 얼굴과 몸을 가리는 검은 복식을 입고 생활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가 능력을 흩뿌리지 않아도 자꾸 꼬여 드는 마족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알프레드는 주인님이 아름다워서 그런 거라고 했지만 브루스는 그저 저의 저주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 저주 때문에 제 부모가 돌아가신 거라고, 그 어릴 적에도 브루스는 다른 종족들이 끈임 없이 다가왔고 어쩔 때는 그게 성공에 납치까지 이루어 진적도 있었다. 아직 서큐버스로 능력이 온전치도 않아 벗어나지도 못하고 누군지도 모르는 존재에 손이 탄적도 있었다. 겨우겨우 돌아와서 브루스는 성의 구석으로 숨어 들었고 브루스의 부모와 알프레드는 그런 그를 다독이며 동분서주했다. 겨우 브루스가 마음을 추스로 다시 밖으로 나왔을때 브루스의 시야에 들어온건 목이 잘려나가는 부모와 제 시야를 가득 채우는 새빨간 피였다. 그리고 그날 브루스는 제 모습을 감춰버렸다. 능력을 각성하고 나서부터는 제 구역을 먼저 쓸데없이 크게 넓혔고 그 영토마다 제 향을 진득하게 뿌리며 다가오는 마족들을 숲에 가두어 굶어 죽게 만들었다. 결국 시간이 지나자 브루스의 영토는 조용해졌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180년전 갑자기 찾아온 존재를 제외하고.

"......"

브루스는 그날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단 한번도 제 영토 뿌린 향을 거두지 않았기에 성을 향에 날아오는 존재를 느꼈고 베리가 왔던 것 처럼 하늘로 오는 통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베리의 밝고 따뜻한 느낌의 마기가아닌, 응축되고 알 수 없는 커다란 마기에, 알프레드의 품을 파고들며 숨을 쉬지 못할 정도였다. 제방에 틀어박혀 알프레드가 그를 내쫓을 때까지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브루스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기에, 그리고 그가 이 마계를 통합한 마왕이라는 사실과 그의 대한 조사를 알프레드가 하고 종종 찾아오는 베리에게 수없이 듣고 나서야 진정이 되었다. 아무리 성년이 지나고 모든 몽마들의 왕이 되었어도 급작스러운 모르는 이의 접근은 브루스에게는 치명적이게 두려웠다.

브루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커다란 성에 알프레드와 둘뿐이었지만 둘뿐이라도 한 명의 부재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베리가 오늘 놀러 와줬으면 하는 생각을 끝으로 무섭게 느껴졌던 커다란 기운이 다가오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잠에 빠져들었다.


3. 마왕

저를 끝까지 무시하는 태도에 화가나 날아온 성은 아주 조용했다. 베리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침입으로 성의 모두가 몰살당했다고 느껴질 정도의 고요함 이었다. 차갑게 가라앉은 성의 분위기에 머릿속을 잠식하던 화가 누그러지고 있음을 느끼고 성 외각을 빙빙 돌았다. 클락 본인이 성의 집사를 속박해 놓고 부르지도 않은 성안에 초대가 없었는데 들어가도 될까 하는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의 소심함이 주저하게 만들었다. 다른 종족들은 꿈에도 못 꿀, 베리가 재미있다며 깔깔 웃는 클락의 성격이었다. 주변을 빙빙 돌기를 수분, 돌아가버릴까 했었지만 자신의 성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온 저를 애송이라 취급하며 볼 알프레드(집사는 주인 외에는 주인의 친구 베리라 할지라도 관심이 없다)의 얼굴이 떠올라 성안으로 날아들었다. 성의 입구를 통해 들어갈까 하던 찰라 커다란 창이 열려있는 곳을 보고 그 곳으로 몸을 내렸다. 새까만 커튼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이 성과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안으로 발을 들였다. 침실로 보이는 모습에 누구의 방일까 생각하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클락이 멈춰 섰다.

"......."

새하얀 침대 한 가운데에 파묻혀 잠들어있는 존재에 시선을 빼앗긴 후였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웅크리 모습이 심장을 옥죄여 왔다. 그리고 그 순간 클락은 고개를 돌리며 뒤로 물러섰다. 잠들어있는 저 존재가 능력을 써서 자신을 속박하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을 휩싸려 하는 마기따위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터치를 하지 않기 위해 주먹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너무 색정적이고 그와 동시에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모습에 갈피를 못 잡았다. 그리고 그때 타인의 인기척을 느꼈는지 침대 위의 몽마가 눈을 부스스 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을 세공 한듯한 눈동자에 클락은 마지막까지 잡고 있던 제 생각을 포기해 버렸다.

"....ㅇ .. 알프레드..?"

힘겹게 눈을 뜨며 제 집사를 부르는 목소리에 침대위로 올라 엎드리며 품안 가득 안았다. 베리가 재미있다며 박장대소하는 헛소리를 장착하고서.

"브루스 웨인. 나랑 결혼하자."


4. 몽마의 왕

"브루스 웨인. 나랑 결혼하자."

?
갑자기 저를 덥치는 커다란 덩치와 체온에 정신을 차릴새도 없이 귓속을 파고드는 말에 브루스는 순간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을걸까, 라며 현실을 회피했다. 하지만 연신 이마, 눈두덩이, 코, 볼 입술. 어느곳 하나 빠짐없이 닿았다 떨어지는 감촉에 황급히 정신을 붙들고 제 위를 차지한 정체모를 존재를 걷어찼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대비를 못했는지 침대 바닥으로 나뒹구는 형체에 너무 놀랐다는 것을 대변이라도 하듯 새까만 박쥐모양의 날개가 등 뒤로 튀어나와 자신의 방 천장 구석으로 올랐다.

"누구지..? 누군데 왜 내 방.. 아니 내 성에 침투한거지?"

공격할 생각도 못하고 패닉에 빠져있는사이 바닥을 뒹굴던 존재가 어느새 코앞에 다가와 침대 시트로 저를 감싸고 있었다.

"부인, 감기걸려요. 이거라도 걸처요."
"...뭐어????!"

브루스는 아직 잠이 덜깼다고 확인 했다. 당황만 하고 움직이지 않는 몸이 그런 가설에 더욱 힘을 실어줬고 눈앞의 존재가 내뱉는 이해 할 수 없는 멍청한 말이 이것이 꿈이라고 선고하고 있었다. 그러자 브루스는 바닥으로 훅 내려 앉으며 침실 밖으로 날아 도망가기 시작했다. 이것이 꿈이라면 제 공격은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었기 때문에 도망이 살길이었다. 제 몸을 감싼 시트의 감촉이 너무 선명하게 느껴진다 생각하며 저를 쫒아오는 형체와 난대없는 숨박꼭질이 시작되었다.

"부인!! 어디가요!"
"개자식아! 누가 니 부인이야! 꺼져!"
"첫눈에 반했어요! 우리 내일 결혼해요! 부인! 아니면 오늘이라도!"
"이거 놔! 개자식아!! 뭐 이따위 악몽이 다있어! 어서 깨라 브루스 웨인!!"

어느새 붙잡힌 신세에 발을 바둥 거리며 소리지르고 있는데 순간 목뒤에 닿는 감촉에 몸이 장착처럼 굳어져갔다. 황당하다고 만 생각되던 꿈이 제가 가장 싫어하는 장면으로 넘어가려고 하자 눈앞이 깜깜해졌다. 브루스를 안은 몸이 얌전해 진줄도 모르고 몸이 바들바들 떨리며 눈물이 뚝뚝 흘렀다. 싫다고, 하지말라고 애원하며 부모와 알프레드를 마냥 찾기 시작했다. 당황해 하며 저를 다급하게 부르는 처음듣지만 안심이 되는 듯한 낮은 목소리를 끝으로 까무룩 기절했다.


5. 알프레드

"부인 좀 살려줘!"
"......"

알프레드는 제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저에게 속박명령을 내리고 사라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품안에 제 주인을 꽁꽁 안아 들이닥치더니 엉엉 울면서 하는 소리에.
전서의 내용은 걱정이 되긴 했다. 사상 유래없는 능력을 가진 마왕의 으름장은 정말 이루어질 수 있는 협박이었으니까, 그래도 제 주인이라면, 본인이 극구 저주라고 외치는 외모라면 그 협박을 무효화 시켜줄 거라 예상했는데 그 예상은 너무 효과가 좋았나보다. 침대 시트에 둘둘 감싸인 주인을 받아 안아들고 걸음을 옮겼다. 아주 오래전에 와본 마왕성이었지만 마치 어제도 들렀던 것처럼 익숙하게 제일 좋은 방, 마왕의 처소로 들어갔다. 그리고 알프레드의 뒤를 클락과 아직 가지 않은 베리가 쫒아 왔다.
주인을 마왕의 침대에 눕히고 자리를 정리한 후 뒤돌아 섰다. 걱정에 찬 마왕의 눈동자와 무슨영문인지 몰라 눈만 동그래진 뱀파이어로드가 보였다. 집사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주인님은 잠시 기절하셨을 뿐입니다."
"부인이 기절? 왜? 몸이 안좋아?"
"...켄트 마왕님. 언제부터 제 주인님이 부인이 되셨는지 모르겠군요."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 베리의 얼굴이 사정없이 끄떡여 진다. 그리고 가만히 마왕을 보자 양볼이 붉게 달아오르는 모습은 영락없이 사랑에 빠진 모습이었다.

"첫눈에 반했다. 내일 당장 결혼할거야."
"뭐어????!?"

놀란 베리의 목소리에 부끄럽다고 말하는 마왕을 가만히 바라보던 집사가 이번에 클락의 침대시트까지 끌어 주인을 감싸 안고는 베리를 불렀다. 클락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베리는 알프레드의 말을 듣고 안개화 하며 사라졌다. 알프레드는 물론, 브루스도 사라졌다.

"순서가 너무 엉망이군요. 켄트마왕님."

텅빈 침실엔 클락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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