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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박쥐

숲뱃//소소한 하루 본문

중편

숲뱃//소소한 하루

외계인과박쥐 2017. 4. 29. 20:43
숲뱃.
클락 켄트 x 고양이수인 브루스 웨인

인간과 수인이 공존하는 세상. 외로운 사람들의 말동무가 되어주기도 하고 어려운 일을 함께해주는, 아니면  드물게도 인생의 동반자가 되기도 하는, 그런 세상. 외계인이 한명쯤 이들의 틈에 숨어사는것도 문제가 되지 읺는 세상. 클락 켄트는 자신의 힘을 숨기고 인간처럼 생활하고 있다. 틈틈히 지구 반대편의 자연재해를 막아주면서. 수많은 인간과 수많은 수인, 그리고 외계인 한명은 제법 잘 어울리며 살아가고 있다.

"브루스. 그거 정말 싫어?"
"......"

클락의 말에 시선만 힐끔 보내곤 검은 꼬리가 바닥을 툭치곤 입술을 삐죽인다.

"브루스 미안, 남은게 그것 뿐이였어. 내일 브루스가 좋아하는 복숭아 사줄게. 이걸로 하면 안돼? 응?"
"...흥."

듣기도 싫다는듯 검은 귀를 한껏 뒤로 숨기곤 제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소파 테이블위에 처량맞게 놓인 새파란 리본이 널부러져 있었다. 그 모양새를 클락이 우울하게 바라보다 제 고양이 브루스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클락의 침대를 한가득 차지하고 웅크린 모습을 보며 클락이 조용히 브루스에게 다가갔다.

"파란색이 그렇게 싫어?"
"...응"

한껏 우울한 목소리에 큰 손으로 브루스의 허리를 감쌌다. 허리를 감싸안은 클락의 손을 가만히 보다 이내 브루스가 그 위를 감싸 잡았다.

"하지만 외출하고 싶다고 했잖아, 리본을 매야 나가지."
"싫어. 클락. 파란색은 클락이 갑자기 나 혼자두고 멀리 가버리는 색이잖아."

몸속에 동거인의 정보가 든 칩을 넣고, 외부에서는 동거인이있는 수인이라는 표시를 위해 리본을 매게 되어있었다. 공원에 산책 가고 싶다는 브루스를 위해 퇴근을 하고, 어딘가의 재해를 막고나서 폐장 시간이 다가오는 수인가게에 들어가 급하게 사온 리본이였건만, 클락은 한숨이 늘었다. 재해를 막으러 나갈때 입는 슈트색을 그렇게나 싫어할 줄은 몰랐다. 또, 제가 그렇게 나가는걸 싫어하고 있을 줄도. 미안함 감정이 퐁퐁 솟아오른다.

"그럼 브루스, 이거 매고 가게에만 가자. 거기서 브루스가 고른걸로 사서 바꿔 줄게. 응?"
"...."
"창문으로도 몇번 봤지? 가까우니까 거기까지만. 응?"
"....내가 골라도 돼?"

그제야 귀를 세우며 클락을 돌아보는 모습에 활짝 웃으며 입을 맞췄다. 클락의 고양이는 아름다운만큼 까다로웠다.

"그럼 나갈 준비 할까? 나가서 점심먹자."

그대로 둥실 떠 클락의 커다란 하얀 티셔츠만 입은 브루스를 안고 옷방으로 향했다. 거기서 또 이건 별로고 저건 별로라며 클락이 골라주는 옷엔 다 퇴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검은색 면바지에 검은색 셔츠를 입혀주고 겨우 나왔다. 단추를 풀고 싶어하는 브루스를 말리며 파란 리본을 목에 매준다. 뒷목에 리본을 묶어주자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다 제법 괜찮았는지 클락의 볼에 입맞춰 준다.

브루스의 손을 잡고 집 밖을 나섰다. 수인샵에 가서 새리본을 사는 것은 간단했다. 한번 쓱 보더니 새빨간 리본을 빼선 제 꼬리에 휙휙 감아버리는 것으로, 그 모습에 쿡쿡 웃으며 제값을 지불하고 파란 리본을 푸르고 목에 매주었다.


"왜 빨간색이야?"
"클락이 나한테 덮어주는 망토색이야."
"그 망토는 좋아?"
"응. 클락처럼 따뜻해."

뭉클 피어오르는 감정에 브루스를 꼭 안으려고 팔을 올리자, 브루스가 클락을 지나쳐 과일 갑판대로 가버린다.

"복숭아 사줘 클락."
"...푸흐- 응, 알았어."

커다란 복숭아를 우물우물 먹으며 브루스는 연신 귀를 쫑긋 거리면서 주변을 구경하기에 바빴다. 클락과 함께한 이후 처음 나와보는 세상에 혼이 팔린 모양새였다. 그 모습에 클락은 부드럽게 웃으며 브루스를 데리고 제법 많이 돌아다녔다. 걷기 싫다고 투덜 거릴때에는 한 팔에 브루스를 앉혀 걷기도 했고 덥다고 칭얼 거리면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 브루스를 안아 하늘로 올라 날아다녔다. 제법 소소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자 하늘은 금새 어두워졌고 둘은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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