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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박쥐

숲뱃//외계인과 검은늑대.02 본문

중편

숲뱃//외계인과 검은늑대.02

외계인과박쥐 2017. 5. 29. 16:35




By.이름은 비워둘 수 없습니다.



그날 클락과 헤어진 후 령의 세계에 돌아온 부루스가 한일은 커다란 옷장을 준비한 일이었다. 알프레드를 불러 제 치수를 다시재고 인간들의 옷을 만들도록했다. 정장이란건 입는 클락에 맞춰 브루스의 옷장속이 온통 정장과 캐쥬얼 정장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음... 알프레드. 이런건 너무 얇지 않나요?"

"주인님, 제 안목을 못믿으시는 겁니까."

"아, 아뇨. 알프레드는 항상 옳았죠. 그저 나는 저런 질감은 입어보지 않아서..."


전적으로 알프레드에게 맡겨 놓고선 이옷저옷 꺼내들어 제 몸에 대보는 주인의 모습에 집사는 조금 마음이 들떴었다. 부모를 잃고나서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누리지 않던 작은 주인이 드디어 제 삶의 색을 찾아가는것 같아서 대견하기까지 했다.


"그럼 한번 입어보시겠습니까?"

"음.... 응."


주섬주섬 옷을 들고 피팅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구두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나타난 집사의 주인은 거적대기를 입혀도 소화할 얼굴을 보기좋게 구기며 나타났다.
보통의 새까만 셔츠였지만 어깨선 위로는 시스루 소재로 만들어진 특이한 디자인. 검은 바지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가득 조이고 있었고, 종아리 까지 올라오는 약간의 굽이 있는 부츠. 집사는 그런 주인에게 다가가 부츠의 끈을 가지런이 엮어 조여 묶었고 손에 들고있는 붉은 끈을 까만셔츠깃에 끼워 리본을 메었다.


"완벽하군요. 주인님."

"..그럴리가요. 절대 안어울리는 데요."


정말 마음에 안드는지 꼬리가 아래로 늘어진채 신경질 적으로 휙휙 움직였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집사가 준비해 준 옷이라 얌전히 서서 머리손질까지 받아내었다. 올백으로 넘긴 머리손질을 끝으로 거울에 서니 생전 처음보는 늑대 한마리가 보였다.


"완전히 다른 령이잖아요. 알프레드. 놀리는 거죠?"

"이런, 이제야 아셨습니까? 노년에 손주 옷갈아입히기 좀 해보고 싶었습니다."

"... 그 손주 화나서 할아버지 얼굴 안보겠어요."

"그건 큰일 이군요."


빙긋 웃는 집사의 모습에 브루스는 평생가도 저 분을 이기지 못할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옷을 시작으로 모든 옷을 입어보고 사진까지 찍고나서야 집사의 새로운 취미에서 해방되는 브루스였다.


"간식이 필요해요."

"오늘은 쇼콜라케이크와 밀크티로 준비하죠."

"부탁할게요."


아주 만족스러운 메뉴에 입고리가 살며시 올라갔고 집사가 간식을 준비하는동안 인간의 옷에 적응을 할겸 검은 정장을 입은채로 업무처리를 시작했다. 정원에서 피어오른 꽃향기가 집무실을 가득 매웠고 꽃잎을 닮은 요정들이 브루스의 귀에, 머리칼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어렸을때를 제외하고 생전 처음 브루스에게 찾아온 느린 일상이었다.



그런 브루스와는 정반대의 하루를 보내는 클락이 있었다.
간절히 바랬지만 너무 급작스럽게 나타난 반쪽에 그동안 속끓이느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소환령에 대한 공부를 허겁지겁 시작했고 옷이 없다는 브루스의 말에 단한번 보고 뽑아낸 브루스의 쓰리 사이즈를 토대로 스몰빌에 있는 마까지 모셔와 쇼핑도 했다. 아들의 키와 비슷한 남자 소환령이라고 소개하고선 클락이 고르는 옷들은 하나같이 소년, 청년느낌의 옷들 뿐이었다.


"클락. 아무래도 그 옷은 아닌거 같구나."

"음? 하지만 브루스한테 정말 잘 어울릴거 같은데요?"

"...아무리 그래도 다큰 소환령이 입기에는 그 해군 세일러 복장은 아니야. 하얀 반바지도."

"......"

"아무래도 이 옷가게에서 나가야겠다."


단호한 말에 금새 추욱 처지는 어깨에 클락의 엄마는 아들의 취향에 혼란이 오고 있었다. 결국 이 옷가게에서 클락이 절대 포기 안한 하늘색의 셔츠, 갈색의 멜빵과 베이지색의 면 바지. 짙은색의 플레인토 구두를 계산하고나서야 쇼핑은 끝이 났다.


"클락, 엄마는 이제야 안심이 되는구나."

"마."

"늘 위태로워 보였단다. 애써 숨겼지만 나는 네 엄마잖니."

"...죄송해요."

"죄송하긴, 아무리 사랑한다고해도 가족에게는 말못할 것들은 늘 존재해."

"......"

"네 마음속 응어리가 풀려서 다행이야."

"네."


그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만남과 쇼핑이 끝나자 바로 회사로 올라가 페리의 잔소리 폭격을 받으며 럭비기사대신 어느 나라의 고위관직자가 횡령한 세금에 대한 출처루트와 어디에 쓰였는지를 썼고 페리가 없는 틈을 타 로이스에게만 퇴근한다고 전하고는 회사를 빠져나왔다. 제 능력을 써서 집에 날아가고 싶은 생각을 억누르며 자전거 패달을 열심히 밟았다. 도착한 집은 엉망이었지만 클락은 제 옷은 대충 벗어 세탁기에 집어 넣고 브루스 선물은 침대위에 차곡차곡 모았다. 제가 누울 곳이 사라진 선물 더미를 보고 뿌듯해 하며 신선한 재료로 가득한 부엌으로 들어갔다. 소환령 공부만큼 열을 내고 있는 것은 요리였다. 브루스가 존경해 마지 않는 집사 알프레드만큼은 아니더라고 제 요리를 꼭 먹이고 싶었다.

그덕에 리그 활동을 쉰지 3일이나 지났다.


"빅블루?"

"아, 베리. 어서와. 방금 요리가 완성 됐는데 먹어볼래?"

"...원더우먼 말이 맞았어."

"음? 뭐가?"

"빅블루가 히어로 관두고 요리사로 전직할 준비 하고 있다고 했거든. 안 믿었었는데-"


눈을 가늘게 뜨면서도 식탁에 착석하는 베리에게 오늘의 요리를 선보였고 언제 식당을 차릴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 공주님의 입맛도, 어린이 입맛에도 오케이 사인을 받자 걱정이 한꺼풀 벗기는 것 같았다.


"빅블루에게 소환령이라니, 빅뉴스야!"

"아직도 얼떨떨하기는 해."

"음, 그건 이해해. 소환령은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까."

"관련서적을 찾아 보고는 있지만 나하고는 해당되는 사항이 너무 없어서, 조만간 북극에 갈 생각이야."

"크립톤 정보에 있을까?"

"우주에 대한 역사도 있으니까 그중에 있길 바랄뿐이야."


코코아를 후룩후룩 마시며 계약을 해놓고도 혹시 제가 인간이 아니라 언제라도 계약이 저절로 풀릴지 걱정하는, 계약이 풀린다면 다시 맺어질 수 있눈 방법이 있는지를 찾고 있는 클락을 베리가 가만히 바라봤다.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지만 확실히 다이애나의 말대로 클락의 얼굴에는 꽃이 피었다. 그것도 아주 큼직한 해바라기가.


"언제 소개시켜줄거야?"

"브루스?"

"응.이제 가끔 임무 수행중에 볼텐데 인사는 해야지."

"...내일 만나기로 했으니까 정기 회의때 같이 갈게."


클락의 배웅을 받으며 베리가 사라졌다. 내일이면 다시 브루스를 만난다. 늘 부르고 곁에 두고 싶지만 브루스의 위치를 알고 그의 마음을 안다. 절대 그렇기에 클락이 먼저 권한 것이었다. 일주일에 한번. 둘다 모든걸 놓고 만나서 쉬자고. 베리에게는 거짓말을 했다. 절대로 임무에 브루스를 부르는 일은 없을거다. 힘들고 고된일은 절대 시키지 않을 생각이었다. 제품에 안고만 있어도 소중한 제 반쪽이었다.


"어림없지."


소파에 몸을 우겨넣으며 저 선물 전부를 어떻게 전해줘야 할지 고민하며 눈을 감았다.


+


"다 환불해."

"브루스,"

"이것만 받을테니까. 전부. 환불하고 와."


애처롭게 바라봤지만 상대방의 얼굴은 단호했고 매서웠다. 선물을 받고 좋아해 줄 브루스를 생각했지만 화내는 브루스라니, 결과는 참담했다. 그래도 제가 가장 신중히 고른 옷한벌과 구두를 챙기는 브루스보며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선물을 전해야 할지를 고민하다 클락을 다시 제촉하는 목소리에 결국 슈퍼스피드로 가게에 찾아가 모든 옷을 환불했다.


"고심하고 고심해서 고른거였어."

"거짓말 마. 고심했다면 리본 같은건 왜 샀는데?"

"그야 어울릴거 같으니까-!으악!"

"시끄러워 멍청한 외계인!!"

"내가 잘못했어 때리지마! 브루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회초리가 매섭게 클락을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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