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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박쥐

숲뱃//연예인이 주운 태양 본문

단편

숲뱃//연예인이 주운 태양

외계인과박쥐 2017. 6. 19. 00:09


논히어로물.



#   #





"...... ."


옷가지가 잔뜩 널부러져있는 커다란방의 새하얀 침대에 뒷통수에 까치집을 생성한 남자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상의는 탈의 한채 밸트와 버클이 풀어진 정장바지를 입고 있었고 그 남자 옆에는 다풀어헤쳐진 하얀 셔츠만 입고 하의는 휑한 남자가 잠들어 있었다. 숨을 쉴때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슴엔 모기에 물린것 마냥 붉은 자국이 가득했고 침대 시트에 가려져 보일락 말락한 허벅지 안쪽엔 이빨 자국이 나있었다. 남자는 커다란 손에 제 얼굴을 처박으면서 생각했다.


'난 망했어.'


기억이 맞다면 저 자국들은 간밤에 제가 낸 것이었다. 순간의 실수로 거래처와의 계약을 파기 시켜버린 대가로 그날부로 낮에 실업자가 되어 버렸고 순전히 제 잘못만은 아닌데도 손해배산 청구를 안하는대신 덤터기를 쓴것에 억울하고 화가나 낮부터 마신술이 늦은 밤까지 이어진 결과물이었다. 뒷통수를 벅벅 긁으며 이곳에 와서 모르는 남자와 같은 침대를 썼는지 좀 더 생각했다. 그리고 순간든 장면-,


'우와-, 연예인이다아-신기해에에-'

'바닥에 누워서 헤실거리는 회사원 아저씨야 말로 신기한데요.'


고개를 획 돌려 베개를 치워 가려진 얼굴을 확인했다.


"...세상에."


'네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 아저씨의 마음을 알아-?! 소문도 안좋게나서 이제 같은 직종에 발도 못들이게 된 나를 아냔 말이다---!'

'그럼 나더러 어쩌라구요. 왜 지나가던 나한테 갑자기 주정이에요'

'너 부자잖아-, 돈도 잘벌고, 나 좀 취직 시켜주라-'

'뭐 잘하는데요?'

'어- 다른 회사 일 말고 다!'

'... 아저씨가 무슨일을 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고요?'

'아! 시끄럽고! 취직 시켜줘! 브루스 웨인!!'

'술냄새! 떨어져요 짤린 회사원!'


사귀고 싶은 남자 2년 연속 1위의 주인공. 영화배우 브루스 웨인.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징징거리며 술주정하는 남자를 재워 주겠다고 낑낑거리며 데려와 홀랑 잡아먹힌 연예인.

딱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으.. 물-"

"..,!! 기다려. 가져다 줄게."


쩍쩍 갈라진 목소리에 놀라 냉큼 일어나 물을 따라온다. 눈도 못뜨고 양팔로 겨우겨우 일어나는 몸을 부축해서 입술에 컵을 데 먹여주었고 꿀꺽꿀꺽 받아 마시던 브루스가 이내 고개를 휙 돌리며 잔 기침을 했다. 안절부절, 지은 죄가 있기에 숨조차 쉬는게 힘들었다.


"어.... 저기.."

"엉덩이 아파."

"으..응?!?"


다시 침대에 몸을 엎드리며 베게를 당겨 아랫배 아래로 밀어넣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아저씨가 하도 쑤셔대서 아프다고요."


부끄러워 하는 기색도 없이 투정부리는 목소리에 목이 새빨게지는게 느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브루스는 남자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말했다.


"방은 많으니까 아무거나 남는 방 쓰고요, 스케쥴 표는 아저씨 폰 메일에 다 보냈으니까 저 집에 있는 동안만 요리해주면 되고-"

"으..응?"


얼빠진 소리를 하는 남자에 미간을 잔뜩 찌푸린 브루스가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이 얼마전 찍은 배트맨의 표정과 겹쳐보여 지금 이 상황도 잊고선 작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똑똑하다는 것도 사기였어.. 제길."

"브..브루스?"

"협탁 봐봐요. 아저씨가 나 쑤시면서 받아낸 계약서니까."

"켁!"


덜덜 떨며 황급히 본 꾸겨진 종이를 펄쳤다.


[무료로 잠자리와 용돈을 제공하는 대가로 브루스 웨인은 클락 켄트를 무기한 가정부로 고용한다.]

그리고 그 밑에 쓴 날짜와 옆에 찍힌 두 지장.


"내.. 내가 쓰게 했다고?"

"생각나게 벽에 머리라도 박아봐요. 씨..잠자리가 이런것도 포함인줄 알았으면 안주워 왔는데.."


딸국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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