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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과박쥐

손목염좌님 리퀘//숲뱃//영원의 열락.上 본문

리퀘

손목염좌님 리퀘//숲뱃//영원의 열락.上

외계인과박쥐 2017. 6. 2. 18:19



By.이름은 비워둘 수 없습니다.



뱀파이어 브루스, 몸을 안개화 할 수 있다. 대신 태양빛에 약하고 태양빛을 일정이상 쐐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쉽게 흥분한다.

크립토인 클락, 태양의 힘으로 살아간다. 종족의 특성으로 흡혈을 하면 능력이 한계치를 넘어 성장한다.




+





아주 오래 전 이단학살이 있었다. 특별한 능력이 있는 존재들을 부러워하고 시기하는 인간들의 손에서 학살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없는 누명이 씌워졌고 유일한 사형 방법이라며 불에 태워지고 수장되고, 심장에 말뚝이 박혀 죽어갔다.

제 부모님이 산채로 어린 아들 앞에서 그렇게, 심장에 말뚝이 박혀 죽었다.


"헉-!"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공포에 질려 수축된 동공은 새빨갛게 변해 있었고 제대로 쉴 수 없는 호흡에 몸을 웅크리고 두 손을 모아 입을 가렸다. 쉴 새 없이 괜찮아 질 거라고, 다 지난 꿈이라고 되 내이며 차가운 벽의 구석에 웅크렸다. 몸이 움직일 때마다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좁은 방안을 가득 채웠다. 투명한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져 내렸다. 마음에서, 눈동자에서.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 헛된 희망일지라도 그것마저 찾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었다. 귓가로 인간들의 웃음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막아봤지만 이미 가슴속에 자리잡은 소리는 공포가 되어 있었다.


"도련님-!!!"


제 곁에 남은 하나뿐인 집사가 저를 찾아 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작은 마음에, 말뚝이 박혔다.


+


기아복지 정책, 고아원 설립, 장애인 재활센터. 등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은 많았다. 그리고 그 곳을 지원하는 기업들도 많았다. 이미지 마케팅 때문에. 하지만 그 덕으로 어긋나 있는 태엽은 삐걱거리며 오래 돌아갔고 앞으로도 이대로 시간이 흐를 것 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클락켄트는 그 기업들 속에서 가장 눈에 박히는 두 글자를 읽어냈다.


"웨인."


수없이 많은 복지운영에 센터 지원, 고아원 설립과 특수질환만 전문으로 하는 병원까지. 초단위로 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세계 최대의 기업이 아낌없이 지원을 하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그저 다른 기업들처럼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기부하는 의무적인 지원이라고 여길지 몰랐지만 소외 받는 이들과의 빈부격차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던 클락은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기업은 정말 그들을 위해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었다.
가슴이 뛰었다. 이토록 아무런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힘쓰는 자가 아직 있다는 것이, 클락켄트는 웨인기업에 인터뷰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며 회사를 나섰다. 인터뷰는 성사될 가능성을 희박했고 아무 약속 없이 웨인 기업의 주인인 그를 만나기 위해는 제 이면의 남자면 충분했다. 골목의 끝에서 기자는 사라지고 영웅이 떠올랐다.

목적지는 고담이었다.


메트로폴리스의 영웅, 지구의 수호자, 태양의 남자. 이 모든 수식어를 한데 모은 단어. 슈퍼맨. 클락켄트의 정체이다. 태양을 에너지 삼은 무적의 남자. 그는 어디에도 날아갈 수 있었고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그의 헌신에 급속도로 유명해졌고 세상 그 누구라도 슈퍼맨을 만나기 위해 아등거렸다. 그 때문에 클락은 슈퍼맨으로서 고담의 절벽 끝, 대 저택에 날아갔다. 고담시의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천천히 날아간 그 저택은 세계제일의 재벌이 살만큼 기품이 넘쳤고 웅장했다. 그리고,


"약속이 없으시면 주인님은 만나실 수 없습니다. 돌아가시죠."


이 한마디를 한채 슈퍼맨을 문전박대 시키는 집사도 있었다.
그날 밤, 슈퍼맨을 문전 박대한 브루스 웨인의 기사가 대서특필 되었다. 그날부터 클락은 저택을 수시로 찾아갔다. 집사의 말대로 약속을 잡기 위해 메일도 보내봤고 직접 손 편지도 싸봤으며 그를 만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써봤지만 되돌아온 대답은 '스케줄은 가득 차있습니다.' 였다. 결국 문전박대 당한 슈퍼맨이었던 기사는 어느덧 끊임없는 슈퍼맨의 구애로 변질된 지 오래였고 오늘도 거절당한 슈퍼맨은 클락켄트가 되어 터덜터덜 회사로 출근했다.


"? 지미. 왜이리 사무실이 어수선해요?"

"오, 클락켄트. 내 친구여. 난 네가 한 건 할 줄 알았어!"

"?"


고개를 갸웃 이자 화가 날 때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흥분한적이 없던 페리가 잔뜩 고조된 목소리고 클락을 불렀다. 잔뜩 긴장하며 편집장 실에 들어가자 덩치가 산만한 클락켄트는 페리의 품 안에 억지로 안겨 있었다.


"어...페리?"

"지금까지 널 안 자른 이유가 여기 있었어! 어떻게 한 건가?"

"네? 뭘요?"

"아니, 회사에서 상여금이 나왔어. 어서 정장 한 벌이나 맞춰! 아니, 넌 센스가 없으니 로이스!"


어 벙벙한 클락을 놔둔 채 로이스를 불러 이런저런 얘기를 하더니 정신을 차렸을 땐 꽤 값이 나가는 양복점에 있었다.


"아니 정말. 왜 그러는 거에요? 이유를 알고 싶어요."

"어머 클락. 아직 메일 못 봤어요? 당신 정말 대단한 일을 했던데요?"

"제가요?"

"네, 그 브루스 웨인과의 1:1 인터뷰를 성사 시켰잖아요!"

"....네??"


두달전, 후원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했던 일이 떠오르며 입이 벌어졌다. 슈퍼맨이 못한 일을 클락켄트가 해냈다.


"......"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저택입구에 서서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제 체구에도 넉넉할 정도의, (슈퍼맨으로 변하기 편한) 커다란 정장만 입다가 몸에 딱 맞는 정장을 입고있어서그런지 자꾸 속이 갑갑했다. 저택의 커다란 철문이 열리고 저를 늘 문전박대 시키던 집사가 나타났다.


"드디어 약속을 만드셨군요. 클락켄트님."

"....네?"


놀라 되묻는 클락을 가볍게 무시하고 돌아서는 집사를 따라 황급히 걸었다. 갑작스레 제 정체가 탄로나 놀랐지만 무언가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그간 저 집사를 만나며 내린 결론은 집사는 모든걸 알고 있고 수긍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능력을 가졌다고. 그러니 제 정체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을거라고.

안내 받으며 들어간 저택은 어두웠다. 물론 샹들리에에도 조명이 켜져 있었지만 저택의 모든 창문을 암막커튼으로 막아놔서 전체적으로 더 어두워 보였다.


"저택 안이 어둡네요."

"밝을 필요가 있습니까."

"아, 아뇨."


결국 이렇다 할 대화도 없이 긴 복도를 지나 한 방 앞으로 안내를 받았다.


"주인님이 계신 서재 입니다."


정갈한 두 번의 노크,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가 들렸고 칼 같은 자세의 집사가 문을 열었다. 문안 쪽, 서재에는 비단 같은 흑발의 시린 하늘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책을 읽고 있었다.


"주인님, 데일리플레닛의 클락켄트 기자님이 오셨습니다."

"? 그게 누군데요."


상큼한 질문에 클락은 뻘쭘했고 집사는 노련했다.


"두달전 주인님과 복지정책에 관해 인터뷰 하고 싶다고 한 분입니다."

"아, 그 기자요. 알았어요. 알프레드. 홍차 좀 부탁해요."


집사는 절도 있게 서재를 나갔고 클락은 엉거주춤 책상 앞에 놓인 테이블 옆의 소파에 앉았다. 굵지만 손가락이 길어 가늘어 보이는 손이 움직이며 책을 덮고 클락의 앞에 내밀어 졌다.


"웨인기업의 브루스 웨인입니다."

"아, 네. 데일리플래닛의 사회부 기자 클락켄트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순수하게 복지정책만을 위한 인터뷰 요청은 처음이어서 기쁘군요."


브루스 웨인의 말에 회사를 나가기 전 페리가 모조리 알아오라며 따로 적어준 질문지는 절대 꺼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둘의 대화수준은 동등했고 추구하는 사상도 같아 인터뷰 내내 클락은 웃으며 얘기할 수 있었다.그건 브루스 웨인도 마찬가지였는지 대화 내내 굳어있던 표정이 조금 풀어져 편해 보였다. 결국 대화는 점점 더 길어졌고 가벼운 자신의 취미를 말하게 되었고 저녁식사까지 같이 하게 되었다.


"집사님은 따로 식사하시나 보네요."

"아, 네. 알프레드는 조용히 방에서 혼자 드세요."

"흠... 그럼 웨인씨도 혼자 드시겠네요."

"그렇죠. 그래서 저도 서재에서 먹곤 합니다."


완벽한 집사의 관리하에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들어내는 신선한 식 재료로 만들어진 식사는 향이 좋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웠다. 딱히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클락도 요리는 정말로 맛이 있었기에 제 몫을 싹싹 먹었다. 그리고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익힌, 빨리 먹는 속도 때문에 느긋이 입안에 든 음식을 음미하며 먹는 브루스 웨인을 가만히 바라봤다. 방금 식사를 마쳐놓고도 식욕이 돋았다. 지구의 슈퍼맨이 되면서 단 한번도 들어낸적없던 크립토인 특유의 흡혈욕이었다. 단 한번도 들지 않았던 식욕에 화들짝 놀라 빈 접시만 내려다 봤다.
그렇게 식사는 끝이 났고 그날 인터뷰는 끝이 났다.


+


다음날 회사에 출근한 클락은 모두의 관심을 받았고 질문지에 대한 답을 단 하나도 알아오지 않았지만 이렇게 인연이 닿았으니 천천히 파헤치면 된다고 의외로 반겨주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클락이 준비하고 있던 기사는 가장 커다랗게 출력되었고 올해의 기자상을 받을 수 있는 포석이 되었다. 클락의 오래된 휴대폰에 축하한다는 간결한 메시지가 왔다.


"......"


클락은 그 작은 화면에 조심이 입을 맞췄다.
사랑의 시작이었다.